직장인이라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입문과정 때는 과목당 3시간이었지만 기본과정부터 과목당 4시간으로 1시간 더 늘어나면서 매일 강의 듣는 것만으로도 사실 굉장히 빡빡한 나날들이었습니다. 강의 들을 때는 아는 것 같았지만 막상 나중에 문제 풀 때는 전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날그날 들었던 내용을 바로바로 복습했다면 그런 일은 없었겠지만 직장인인지라 복습은 아예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저같은 직장인에게 정말 다행이었던 건 바로 최고의 수험서였던 "기출예상문제집"이었습니다. 8월부터 풀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비로서 제대로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선생님들 강의는 건너뛰었습니다. 일단 들을 시간이 없었기도 했고 나중에 문제를 어느 정도 풀고 나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만 선택해서 듣기로 했습니다. 한달 내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죽어라 혼자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워낙 교재가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져 있어서 이거면 됐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복습 없이 인강만 들었던 실력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처음에는 반 이상을 틀렸습니다. 그럼에도 기죽지 않고 핵심요약 보면서 계속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이마저도 시간이 부족해 중간에 전술을 바꿔 기출문제 위주로만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그렇게 8월 한달을 보내고 나자 어느 정도 문제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9월 한달은 기출예상문제집을 기초로 하여 매주마다 기출문제를 다운받아 실전처럼 시험을 봤고 시험이 끝나면 해커스 기본서+출제예상문제집을 뒤져가며 혼자서 오답노트를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물론 오답노트 작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긴 했지만 기초를 튼튼히 하고 문제풀이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시험날이 속해 있는 10월, 마지막 스퍼트가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고 그래서 자꾸 틀리거나 헷갈리는 문제들은 각 과목 선생님들의 심화과정 강의를 다시 찾아보며 이해도를 높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인강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민법은 채희대 선생님의 심화과정 중에 해당 강의를 찾아보며 이해의 폭을 넓혔고 중요부분은 몇 번씩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학개론은 가성비 최고의 효자과목으로 사실 이해가 되지 않거나 헷갈리는 부분은 별로 없어서 강의를 다시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중개사법은 2차 전략과목으로 고득점이 필수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들인 노력에 비해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던 과목이라 황정선 선생님의 심화강의를 다시 돌려보며 중요부분을 되짚어 갔습니다. 공시법 중에서 등기법은 김의열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이해가 쏙쏙 돼서 막판에 큰 도움이 됐고 공법은 최기락 선생님의 국계법 위주를 심화강의를 다시 들었습니다. 세법은 홍문성 선생님의 강의 중에서 양도세와 재산세 위주로 강의를 다시 들었습니다. 

민법 채희대 샘의 100선 문제는 가히 예술이었습니다. 주로 다른 공인시험에서 출제됐던 문제들을 엄선해서 출제하셨는데 워낙 좋은 문제들이 많아 29회처럼 어려웠던 시험에서도 60점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신관식 선생님을 채희대 선생님만큼 좋아하는데 언제나 깔끔하고 명쾌한 설명은 이번처럼 어려웠던 시험에서도 언제나 학개론처럼 믿는 구석이 있어서 결코 흔들이지 않았습니다. 최신 7개년 기출시험을 혼자 집에서 보면서 학개론은 늘 70점 이상이 나왔던 최고의 효자과목이었습니다. 가장 적은 시간을 들였음에도 가장 고득점을 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과목으로 신관식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점수였을 것입니다. 암기코드라고 해봐야 "탄덜비더"가 유일했음에도 문제 푸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명쾌한 설명 덕분에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를 풀었던게 주효했습니다. 1차가 어느 정도 점수가 받쳐주었기에 직장인이었지만 2차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2차는 사실 지뢰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중개사법이 전략과목이라고는 하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공시법은 중개사법이 상당히 어려웠으며 공법은 말 그대로 공포의 법이었습니다. 양도 1차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많았기에 무척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을 믿고 우직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선생님들의 강의는 시간을 뺄 수 없어 다 듣진 못했지만 심화과정까지는 성실하게 다 들었고 그렇게 들었던 내용들이 차곡차곡 쌓여 결국에는 시험 당일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황정선 선생님의 시험 오리엔테이션 강의는 그야말로 꿀팁 중의 꿀팁이었습니다. 포도당 캔디, 껌, 원터치 펜, 스테이플러는 시험 당일에 큰 도움이 돼서 전날 잠 한숨도 못 잤지만 그 덕에 한숨도 안 졸고 끝까지 집중해서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작년 10월의 해커스 코엑스 설명회는 제 인생을 뒤바꾼 일생일대의 기회였습니다. 사실 저는 해커스에서 뽕을 뽑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설명회 당일 현장결제해서 64만원짜리 1년 수강권을 10만원 할인 받아 54만원에 결재했고 거기다 인강용 태블릿까지 사은품으로 받았습니다. 때마다 배송됐던 책값만 계산해도 54만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거기다 동차 합격까지 했으니 저처럼 해커스에서 뽕을 뽑은 사람도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9일 합격자 축하모임에 마지막 뽕을 뽑으러 갑니다. 어마무시한 경품을 꿈꾸며~~~~~~ :)